이한량
2021.06.02
이한량- 너라서 다행이야
생명은 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섭취하고 사용하고 배설하고 잠을 자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은 매우 소모적인 일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으며 사랑을 갈구하게 되죠. 사랑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는 일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왜냐면 사랑하니깐요. 인간은 왜 사랑을 할까요?
사랑은 우리의 ‘부자연스럽고 희소하고 불완전한’ 인생을 ‘그나마 미래에 유지시키는 길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짧고 찬란한 생명을 이어나가게 하는 유일한 길.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남자와 여자. 암컷과 수컷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일이 없다면 생명을 유지시킬 수 없으며, 생명의 불완전한 부자연스러움은 그 끝을 보게 됩니다. 자연과 무로 돌아가는 것이죠. 분자 구조의 변화로 인해 유기질이 무기질이 되어버립니다.
그렇다면 사랑은 인간의 운명일까요? 맞습니다. 운명입니다.
운명의 사전적인 의미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 라고 합니다. 모든 생명은 자신의 부자연스러움을 인지하든 인지하지 못하든 그것을 안쪽 깊숙이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가 곧 끝날 것을 안다는 것이죠. 자연으로 돌아가는 죽음을 느끼고 그것에 반항하고자 합니다.
사랑은 결국 자연을 향한 반항의 축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한량의 노래를 들어봅시다. 이한량의 풋풋한 감수성 (비록 무의 길에 반 쯤 당도한 나이일지라도)과 거칠지만 서정적인 기타 연주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공작새는 꼬리를 뽐내고, 뻐꾸기는 먹이를 잡아오고, 이한량은 노래를 부른 것입니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사실 이한량의 노래는 그 마음의 감상 그 자체로 들어야지 세부적으로 파헤쳐서는 안되는 작품입니다. 왜냐면 이한량은 그런데에는 별 관심이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죠. 그의 음악적 지향점은 ‘현재의 사실적 감정 담아내기’ 이며 있는 그대로 이한량이란 인간의 감성을 느끼면 그것이 최고의 감상법입니다.
전 느낍니다. 이한량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글 이찬호
written and composed by 이동열
arranged by 이동열
vocal-이동열
guitar-이동열
bass-이동열
drum-이동열
synthesizer – 이동열
mixed and mastered by 이동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