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ROP

2020.03.31

OTROP의 팬으로서, 그의 새 앨범 소식을 듣게 되는 것은 아주 큰 행복이다. 그리고 그가 Unfair life라는 강렬한 제목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어떤 음악에 어떤 메시지를 녹였을까. 마치 기타의 스트로크 주법을 연상시키는 피아노의 소리를 듣자, 이전에 상상하고 있던 OTROP의 색깔과는 전혀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서정적이고 진솔한 감정을 노래하던 청년의 색깔은, 이제는 파란만장한 굴곡을 넘어간 한 명의 어른으로 여기에 있다.
목소리의 베리에이션만으로도 전달되는 리듬감은, 그가 노래를 부르는 보컬을 넘어서, 다양한 악기에 대한 이해와 음악적인 기술과 센스를 가지고 있는 뮤지션임을 느낄 수 있다. 주변을 훑어내는 몽환적인 디지털 사운드는 마치 가로등도 없는 숲 속의 도로를,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생각나게 했다. 광택이 흐르는 빨간 스포츠카와 같은 목소리는 강한 구심점이 되어 음악을 이끌어가고 있다. 나무들 사이에 보이는 네온사인으로 밝혀진 표지판들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겉모습에 취해 속도를 내지만, 결국 끝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도로를 빠져나가고자 발버둥 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음악이 끝날 때까지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OTROP의 이전 앨범인 ‘Something like you’에서는 스스로의 삶을 속이는 모습이 우리 모두의 모습임을 공감하는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이번 앨범에서는 삶을 바라보는 모습에 대한 경종을 울려준다. 우리는 누구나 꿈을 품고 있다. 같은 목적지를 바라보더라도, 서로가 모두 다른 방향을 향해 갈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어가면서 지름길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스포츠카를 타고서도 길을 잃어 한참을 돌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꿈을 향하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정말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고, 그것이 삶이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그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By. 김성현

Composed by OTROP, Xintha
Lyrics by OTROP
Arranged by OTROP, Xintha